2008. 10. 1. 22:18

 

  현대인의 가정과 소통의 문제


현대인의 집은 커졌지만 가족은 왜소해졌다. 소득과 수명은 크게 늘어났지만 삶의 의미는 찾지 못하고, 우주를 여행하는 시대에 살고 있지만 길 건너 이웃을 방문하는 일에는 인색하다. 왜인가?  사람이 사람인 것은 사람과 사람과의 결합에 있는데 역기능 가정에서 성장한 사람은 어른이 되어서도 근복적으로 소통에 문제가 생긴다. 그런데 인간의 근원적인 행복은 소통의 깊이에 달려있다.


역기능 가정의 자녀는 어른이 되어서도 낮은 자존감과 수치감 그리고 하느님에 대한 이미지마저도 자기가 겪은 험하고 무심하고 무능한 아버지로 심하게 왜곡되어 일생동안 힘겹게 살아갈 수밖에 없다. 상처는 성장기의 아동이 부모로부터 육제적 정신적 사랑과 관심을 받지 못하거나 육체적 언어적 학대를 받은 경우에 나타난다. 상처와 수치심은 술 도박 쇼핑 폭식 음란 사이트 몰입이나 사람 사이의 관계를 어렵게 만들어 눈치보기나 비판일색이 되어 사람사이의 관계를 점점 어렵게 만든다. 이번 안양 어린이 유괴사건의 범인이 이런 현상의 전형적인 예라고 할 수 있다.

성직자는 영적인 지도자이자 가정의 수호자이다. 따라서 역기능가정의 문제의 전문가가 되어 먼저 치유를 경험하고 교우들을 실제적으로 도울 수 있도록 준비되어야 한다. 교우들도 가정문제에 대하여 미리 포기하지 말고 적극적인 자세로 탐구하고 연구하며 내면의 분노를 치유해야 한다. 나아가 성공회는 하나의 공동체요 가족이다. 크게는 세계성공회와 초대교회와의 소통, 교구와 교구사이의 소통에, 작게는 주교와 사제사이의 소통에 각별한 관심을 가져야 한다. 한 부분의 상처는 반드시 전체로 확산되는 성격을 가진다. 방치할 경우 결국 공동체 전체가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다. 방치는 결국 부메랑이 되어 나에게까지 돌아온다. 


이 세상에 완전한 가정은 없다. 예수님조차도 역기능가정에 가깝다. 예수님이 세례를 받으셨을 때나 십자가의 죽음을 앞두고 변화산에 오르셨을 때 하늘로부터 내 사랑하는 아들이요 내 마음에 드는 아들이라는 음성을 듣는다. 위기의 순간마다 조건없는 수용을 통하여 자존감이 회복되고 위기에 대처할 힘과 지혜를 얻는다.  예수님은 하늘과 땅, 인간과 하느님, 사람과 사람 사이의 소통을 위해 오셨다. 이사야는 우리에게 주시는 아드님이 탁월한 경륜가요 용사이신 하느님이요 영원한 아버지요 평화의 왕으로 내다본다.


결혼을 해 봐야 인생의 비밀을 알수 있고 자녀를 길러보아야 우주의 비밀을 알 수있다는 이야기가 있다. 인생 행복의 비밀은 소통에 있다. 부모는 자녀의 행복이 성적순이 아니라 자존감에 있다는 사실을 뼈에 새겨야 한다. 하느님의 자녀라는 사실이 모든 역기능 가정의 수치심 중독 단절을 회복할 수 있는 탁월한 특효약이다.
(성공회 신문 2008. 5. 논단 원고) 

Posted by 사통팔달 주막집